[세계 각 나라의 금기 문화 ] 종교별로 금기시되는 손동작
사람들은 손을 통해 의사소통한다. 인사할 때 손을 흔들고, 공손함을 표현할 때 두 손을 모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손동작이 누군가에게는 모욕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세계 여러 종교는 신성함을 유지하기 위해 몸짓 하나에도 규범을 적용한다.
종교는 단순한 믿음의 차원을 넘어 문화와 생활, 그리고 예절까지 관통하며, 손을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그 정체성이 드러난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종교들에서 종교별로 금기시되는 손동작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배경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단순한 제스처가 누군가의 신념을 해칠 수 있음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조심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이슬람교 왼손은 청결하지 않다
이슬람에서는 손의 사용이 철저히 구분되어 있다.
오른손은 ‘정결’의 상징, 왼손은 개인 위생이나 화장실 등 ‘불결’을 다루는 용도로 인식된다.
이슬람권에서 금기시되는 손동작
- 왼손으로 악수하거나 인사하는 행동
- 음식이나 선물을 왼손으로 건네는 행위
- 쿠란(이슬람 경전)을 왼손으로 만지는 것
- 기도 중 불필요하게 손을 흔드는 동작
특히 아랍권,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 왼손 사용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며, 무심코 왼손을 내밀 경우 상대방이 눈에 띄게 불쾌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정중한 태도는 오른손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예절에서 시작된다.
불교 손가락질은 금기 중의 금기
불교에서는 ‘신체의 바른 쓰임’이 수행자의 기본 자세다.
특히 손은 불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마음이 흐트러지면 손의 행동도 흐트러진다고 여긴다.
불교 문화권에서 조심해야 할 손동작
- 불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
- 합장할 때 손이 비뚤어지거나 손끝이 아래로 향하는 동장
- 스님에게 물건을 한 손으로 툭 건네는 행동
- 기도 중 장난스럽게 손을 움직이거나, 손뼉을 치는 동작
특히 동남아시아 불교국가(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등)에서는 불상을 향한 무심한 손동작이 문화적 모욕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절에서는 항상 두 손을 모아 합장하거나,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는 것이 기본 태도로 간주된다.
기독교 성호긋기 따라 하면 큰 실례
기독교 중에서도 특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에서는 성호를 긋는 동작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신을 향한 기도와 회개, 경건함의 표현으로 사용되며, 단순한 습관이 아닌 성스러운 의례이다.
기독교 문화에서 조심할 손동작
- 가톨릭 신자도 아닌데 성호를 흉내내거나 장난치는 행동
- 기도 중 손을 허공에 휘두르며 퍼포먼스처럼 사용하는 행위
- 예배 중 손뼉을 치며 웃거나, 손가락으로 십자가를 가리키는 행동
성호를 그을 때의 순서조차 중요하다.
가톨릭에서는 이마 → 가슴 → 왼쪽 어깨 → 오른쪽 어깨 순이며, 동방정교회는 이와 반대로 오른쪽 어깨부터 시작한다.
이 차이를 모르고 섞어서 사용하면 이단의식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힌두교 손가락은 신을 가리키는 도구가 아니다
힌두교는 제스처를 매우 정교하게 해석하는 종교다.
힌두교에서 신은 인간과 매우 가까이 있지만, 그만큼 더욱 정중하게 대해야 하는 존재다.
힌두 문화권의 금기 손동작
- 신상을 손가락으로 직접 가리키는 행동
- 손바닥을 펴서 신에게 흔드는 동작
- 신에게 드리는 제물을 왼손으로 잡는 행위
- 사제(푸자리)에게 한 손으로 물건을 건네는 것
힌두 사원에서는 종종 방문객이 무의식적으로 신상을 가리키거나 손을 휘두르며 감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현지인에게는 매우 불경한 행동으로 인식되며, 즉시 제지를 당할 수도 있다.
힌두교에서는 항상 오른손으로, 두 손을 모으는 형태의 ‘나마스떼’가 가장 바람직한 손동작이다.
유대교 야드(Yad) 없이 토라를 가리키면 안 된다
유대교는 정확함과 규칙을 중시하는 종교다.
그들은 신의 말씀을 문자 하나하나로 해석하며, 그 글자조차 직접 손으로 만지는 것은 금기로 삼는다.
유대 문화권에서 피해야 할 손동작
- 토라(성경)를 손가락으로 짚는 행동
- 회당 예배 중 손을 머리 위로 들며 움직이는 행동
- 라삐(유대교 사제)에게 손가락질하는 행위
- 제사 시간에 손바닥을 펼치고 흔드는 동작
유대교에서는 토라를 읽을 때 은색 포인터인 ‘야드’를 사용하여 글을 짚는다.
손으로 가리키는 것은 신을 직접 만지는 오만한 태도로 해석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또한 회당 내부에서는 손동작을 최소화하며, 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신앙인의 태도로 여겨진다.
시크교 머리나 터번을 가리키는 손은 실례
시크교는 외형적으로는 터번과 수염이 특징적이며, 그 안에는 강한 정체성과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손의 사용은 제한적이며, 머리 부위의 손짓은 철저히 금기이다.
시크교에서 피해야 할 손동작
- 터번을 가리키거나 손을 뻗어 만지려는 행동
- 구르드와라(사원) 내에서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흔드는 행위
- 예배 중 손을 비비거나 손가락으로 특정 대상 지목하는 행위
- 종교 상징물 앞에서 장난스럽게 손을 휘두르는 행동
시크교는 외부인에게도 관용적이지만, 터번이나 머리카락을 향한 손동작은 정체성에 대한 무례로 간주된다.
가장 좋은 태도는 손을 가슴 높이에 두고 정중한 눈맞춤이나 고개 숙임으로 인사하는 것이다.
종교는 몸짓 하나에도 존중을 요구한다
손동작은 우리가 평소 얼마나 쉽게 사용하는 의사표현 방식인지 모른다.
하지만 신념을 중시하는 종교 세계에서는 작은 손짓 하나가 상대의 정신적 세계를 흔들 수 있다.
종교는 단지 믿음의 체계가 아니라, 그 믿음을 행동으로 지키려는 실천의 체계다.
따라서 여행 중이든, 다문화 환경이든, 타인의 종교 앞에서 우리는 겸손과 주의의 손동작을 선택해야 한다.
“손끝이 머무는 곳에 신념이 상처 입을 수 있다면, 그 손은 차라리 모으는 것이 더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