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나라의 금기 문화

특정 색상 꽃의 의미

I예인 2025. 7. 11. 20:53

꽃은 언어이자 메시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꽃을 감정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십니다. 생일, 기념일, 결혼식, 축하, 위로, 사과 등 다양한 상황에서 꽃다발은 강한 비언어적 메시지를 전달하죠. 그런데 각 나라, 각 문화에서는 ‘꽃의 종류’뿐 아니라 ‘색상’에도 아주 섬세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꽃은 특정한 색상으로 염색되었을 때, 그 지역에서는 ‘죽음’, ‘불운’, ‘저주’ 등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장례식 외에 그 색상의 꽃을 받는 것 자체가 무례하다고 여겨지는 문화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나 외국인 지인에게 선물을 준비할 때, 꽃의 색상 하나까지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동아시아는  흰색 꽃은 조의의 상징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흰색 꽃’을 장례용으로 인식합니다. 한국에서는 국화, 백합, 난 등 흰 꽃은 주로 조화를 보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결혼식이나 생일 등 경사스러운 자리에 흰 국화를 선물한다면, 그 의미는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흰색은 죽음을 상징합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축하 선물에 흰 꽃이나 흰 포장지를 사용하는 것을 철저히 피합니다. 일본 또한 흰 국화는 묘비 앞에 놓는 조화의 대표이며, 일반적인 일상 선물로는 절대 사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흰색 꽃’은 무조건 피해야 할 선택입니다. 생화를 선물하실 경우라면, 반드시 컬러를 확인하시고 안전한 색상(예: 핑크, 연노랑, 붉은색 계열)을 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프랑스는  국화 자체가 장례를 의미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색상보다는 ‘꽃의 종류’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프랑스 문화에서는 ‘국화’라는 꽃 자체가 장례식과 연결됩니다. 매년 11월 1일 ‘망자의 날(La Toussaint)’에는 가족들이 묘지에 국화를 바치는 전통이 있을 만큼, 국화는 철저히 ‘죽음’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아무리 색상이 화려하고 아름다워도, 국화 꽃다발을 생일이나 기념일 선물로 주는 일은 없습니다. 특히 색상만 보고 ‘예쁘다’는 이유로 선택하셨다면, 상대에게 큰 무례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장미나 튤립처럼 밝고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일반적인 축하 선물로 선호됩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붉은 장미는 오직 연인 간의 상징입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는 붉은 장미가 ‘사랑’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연인 또는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 붉은 장미를 선물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여겨지며, 특히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붉은 장미를 건넨다면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는 장미라는 꽃 자체보다, 그 ‘색상’에 의미가 강하게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 부모님, 친구, 동료 등에게 꽃을 선물할 때는 연보라색, 주황색, 노란색 등의 장미를 선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붉은색은 오직 ‘사랑’이라는 감정을 나타내는 공식적이고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짝수 송이의 꽃은 죽음을 상징합니다

러시아에서는 꽃의 색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금기가 있습니다. 바로 짝수 꽃  송이는 장례식에서만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생일이나 축하 자리에서 꽃을 선물할 때, 짝수 송이로 구성된 꽃다발은 심각한 무례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특히 흰색이나 파란색 계열로 염색된 꽃이 짝수 송이로 묶여 있다면, 이는 사실상 ‘죽음의 꽃다발’로 해석됩니다.

러시아 문화에서는 홀수 송이가 생명을, 짝수 송이는 죽음을 상징하는데, 이는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입니다.

따라서 러시아 지인에게 꽃을 선물하실 때는 반드시 홀수로 구성된 다발이어야 하며, 색상도 밝고 생동감 있는 색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멕시코는 주황색과 노란색 꽃은 ‘망자의 날’을 상징합니다

멕시코는 죽음에 대해 독특하고 밝은 시각을 가진 문화입니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이어지는 ‘망자의 날(Día de los Muertos)’에는 주황색과 노란색 마리골드 꽃(‘센파수칠’)이 길거리, 가정, 묘지에 장식됩니다.

이 꽃들은 망자의 영혼이 집을 찾아올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외의 일반적인 선물 상황에서 주황색, 노란색 꽃을 무심코 선물할 경우, ‘죽음을 암시한다’는 부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꽃을 선물할 때는 장미, 백합, 해바라기 등으로 구성된 생동감 있는 조합이 가장 무난하며, 마리골드 계열은 꼭 시기를 고려해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특정 색상 꽃의미

태국은 흰 꽃은 장례식 전용입니다

태국 또한 흰색 꽃은 장례식에 사용되는 전통이 있습니다. 특히 백합, 국화, 흰 장미 등은 조화를 만드는 데 사용되며, 불교식 장례 의식에서는 순백의 꽃이 매우 중요한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태국인에게 흰 꽃을 생일이나 경사에 선물하면,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 계열의 꽃이 ‘축복’이나 ‘행운’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쪽 계열의 색상을 고르시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문화는 변화지만, 상징은 오래 남습니다

오늘날에는 세계화로 인해 다양한 문화가 뒤섞이고, 색상이나 꽃에 대한 의미도 점점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이라는 틀 안에서 꽃에 대한 인식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이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특정 색상의 꽃이 금기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색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닌, 감정의 메시지이고, 때로는 영혼과 연결된 깊은 상징일 수 있습니다. 단지 예뻐 보인다는 이유로 특정 색상의 꽃을 선물하는 것은, 상대의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